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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3

자존감에 대하여

자존감에 대하여

자존감은 흔히 “나를 얼마나 사랑하느냐”로 설명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랑보다는 태도에 가깝다. 잘될 때의 나뿐 아니라, 실패하고 초라해진 나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가에 대한 문제다. 자존감은 성취의 결과가 아니라, 성취가 없을 때도 무너지지 않게 해주는 바닥과 같다. 우리는 종종 자존감을 외부에서 빌려온다. 성적, 돈, 직업, 타인의 인정. 그것들이 있을 때는 당당해지지만, 사라지는 순간 함께 무너진다. 그래서 자존감은 늘 불안정하다. 조건부로 허락된 존중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는 해야 괜찮은 사람”이라는 기준은, 동시에 “그렇지 않으면 부족한 사람”이라는 판결을 함께 포함한다. 니체는 말했다. “너 자신이 되어라. 지금의 너는 아직 네 자신이 아니다.” 이 문장은 자존감에 대해 중요한 통찰을 준다. 니체에게 인간은 이미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되어가는 존재다. 그렇다면 지금 부족한 모습은 실패가 아니라 과정이다. 자존감이란 완벽함에서 나오는 감정이 아니라, 과정에 머물 수 있는 용기다. 아직 미완성인 나를 견디는 힘, 그게 자존감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너무 엄격해서 무너진다. 실수는 곧 무가치함으로 번역되고, 비교는 곧 자기부정이 된다. 반대로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은 실수를 해도 자신을 해고하지 않는다. “그럴 수 있다”는 말을 남에게 하듯, 자기 자신에게도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자존감을 키우겠다고 애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존감을 갉아먹는 습관을 멈추는 것이 먼저다. 끝없는 비교, 지나친 자기검열, 미래의 나로 현재의 나를 평가하는 태도. 이것들을 내려놓을 때, 자존감은 억지로 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남는다. 자존감은 자신감처럼 크게 외칠 필요가 없다. 조용하지만 단단하다. 세상이 등을 돌려도, 최소한 나만큼은 내 편이라는 확신. 그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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