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하고 싶어지는 행위

일은 이상한 것이다. 막상 시작하려 하면 온몸이 저항한다. 알람이 울리면 5분만 더를 외치고, 책상 앞에 앉으면 커피부터 찾는다. 메일을 열기 전까지는 이유 없이 숨이 막히고, “오늘은 좀 쉬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된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일이 점점 그리워진다는 사실이다. 쉬는 날이 처음 하루, 이틀일 때는 달콤하다. 해야 할 것이 없다는 해방감, 아무 생산성도 요구하지 않는 시간.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비어온다. 해야 할 일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나를 무력하게 만든다. 나는 쉬고 있는데, 동시에 어디에도 쓰이지 않고 있다는 느낌. 일은 그래서 단순히 돈을 버는 행위가 아니다. 그건 내가 여전히 사회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증명이고, 내가 누군가에게 혹은 세상에 아직 필요하다는 착각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다. 하기 싫은데도 계속 손이 가는 이유는, 아마 그 착각이 생각보다 강력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일 때문에 지치고, 일 때문에 불행하다고 말하면서도, 일이 사라진 상태를 오래 견디지 못한다. 일이 없으면 자유로울 것 같았지만, 막상 자유만 남겨지면 방향을 잃는다. 그래서 일은 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하고 싶어지는 행위다. 그 안에는 피로와 성취가 동시에 있고, 억지와 선택이 섞여 있으며, 생존과 자존심이 애매하게 뒤엉켜 있다. 싫어하면서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일을 통해 삶의 모양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우리는 투덜거리며 일을 시작한다. “하기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결국 다시 키보드를 두드리고, 메모를 남기고, 무언가를 완성한다. 그 행위 자체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것처럼. 그래도 나는 아직,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내일도 아마 하기 싫어하면서 또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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