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왜 하는가

전쟁은 늘 비이성의 산물처럼 보인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삶의 터전을 잃으며, 그 대가는 언제나 너무 크다. 그럼에도 인류는 반복해서 전쟁을 선택해왔다. 그렇다면 전쟁은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의도적으로 선택되는 것일까. 표면적으로 전쟁의 이유는 늘 그럴듯하다.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혹은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전쟁은 대부분 명분보다 이해관계에서 출발한다. 땅과 자원, 권력과 영향력, 체제 유지와 내부 결속. 전쟁은 국가가 가진 욕망이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수단이다. 흥미로운 점은 전쟁이 종종 내부 문제를 덮는 데 활용된다는 사실이다. 경제가 흔들리고, 사회적 불만이 커질수록 외부의 적은 선명해진다. 적이 분명해질수록 내부의 갈등은 잠시 잊힌다. 전쟁은 공동의 공포를 통해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쟁은 외부를 향해 있지만, 실은 내부를 향한 선택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은 갈등을 피하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우월함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경쟁이 제도 안에서 해결되지 못할 때, 힘의 논리는 결국 폭력으로 비화된다. 국가 역시 인간의 집합체이기에, 개인의 충동은 집단의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된다. 그렇다면 전쟁은 피할 수 없는가. 역사는 전쟁이 반복되었음을 증명하지만, 동시에 전쟁을 피하려는 노력 또한 계속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국제기구, 외교, 조약, 경제적 상호의존은 모두 전쟁의 비용을 높이기 위한 장치들이다. 전쟁이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인류가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알면서도 다른 선택이 더 불리하다고 판단할 때 전쟁은 발생한다. 결국 전쟁은 선택이다. 감정이 아니라 계산의 결과이며, 우발이 아니라 구조의 산물이다. 그렇기에 “전쟁은 왜 하는가”라는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언제까지 전쟁이 더 낫다고 계산할 것인가. 전쟁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인간이 선해지는 것이 아니라, 전쟁보다 평화가 더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드는 일일지도 모른다.
